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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해품달' 정일우, 결코 해에 가려지지 않은 빛 '양명'


수목극 안방극장을 점령해 온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이 지난 15일 방송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해품달'은 전국민적인 '이훤앓이'를 일으키며 시청자의 박수 속에 퇴장했다. 극 중 한가인과 애정선의 중심축을 세웠던 왕 이훤 역으로 열연한 배우 김수현은 물밀 듯이 쏟아지는 섭외 요청과 CF계 러브콜을 받으며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해'의 열풍 속에서도 분명히 무시할 수 없는 빛, 양명 정일우가 있다.

특히 지난 15일 방송된 '해품달' 마지막회는 '양명 스페셜'이라고 일컬을 수 있을 정도로 양명의 비중과 흡입력이 컸다. 양명은 지난 14일까지 역모를 꾸미는 듯한 모습을 보여 '배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지만, 이는 이훤에게 역모자들의 명부를 제공하기 위한 가장임이 드러났다. 이어 훈훈한 형제 간 우애 속에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나 싶었지만, 양명은 허무하게도 적군이 던지는 창칼에 방어 없이 그대로 몸을 내던진다.

양명은 "한때 모든 것을 다 가지신 전하를 원망했습니다. 해서 전하의 자리를 탐하여 보기도 했습니다. 허나 왕의 자리와 맞바꾸기에는 벗들과 아우가 너무 소중했습니다. 부디 강건한 군주가 되시옵소서 해서 그 아이(허연우)와 이 나라 백성들을 지켜주시옵소서. 소신은 저 곳에서(하늘을 바라보며) 전하를 지켜 드리겠습니다"라는 마지막 말로 끝까지 신의를 지킨다.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해'가 되기를 거부하고 죽음을 선택한 양명. 그의 사랑 방식은 이훤-허연우의 사랑과는 또다른 분위기로 시청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어 큰 여운을 남겼다.

한편 정일우는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인지도를 얻었다. 극 중 학교 여선생님을 좋아하지만 겉으로 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까칠한 고등학생 이윤호 역을 연기해 '연하남' 열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이어 SBS 드라마 '49일'에서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여 성인 연기자로 입지를 다져나갔다.

두 개의 해가 있을 수 없다고 부르짖는 드라마 '해품달' 안에서 양명이 아닌 정일우는 꿋꿋하게 그의 빛을 잃지 않고 지켜냈다. 그에게 '해품달'이란 한가인을 가질 순 없었지만 더 큰 것을 안겨다 준 작품임은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