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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해품달,' 김수훤으로 시작해 양명일우로 끝났다


MBC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이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가슴 아픈 희생이 수반된 끝에 훤(김수현 분)과 연우(한가인 분)는 해피엔딩을 맞았다.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해품달', 흥미로운 원작과 섬세한 연출, 많은 배우들의 명연기가 작품의 성공을 이끌어냈다. 대사 한 줄부터 드라마 속 깨알 같은 옥에 티까지 작은 것 하나 하나가 화제가 됐지만 이번 신드롬의 핵은 임금 훤과 비운의 왕자 양명(정일우 분)의 존재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 초반 아역들의 연기가 인기 토대를 만든 뒤,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한 것은 바로 훤 역 김수현의 몫이었다. '훤 앓이', '김수현 신드롬'이 전국의 안방을 강타했다. 신인급 배우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파의 아우라, 그의 범상치 않은 연기력과 훈훈한 소년 미모가 꾸준히 회자됐다.

김수현이 인기 불씨를 지폈다면 양명 역 정일우는 막판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한 일등공신이다. 결국 최종회에서 훤과 연우의 사랑과 안위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는 희생을 실천하며 눈 감은 양명. 그의 선택으로 인해 훤과 연우는 물론 시청자들까지 행복해진 밤이었다.

김수현에 미혹됐다...

김수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이름 석 자를 만방에 알렸다. 앞서 드라마 '드림하이'로 이미 눈도장을 받은 그였지만 이토록 남녀노소 불문 그를 애정하게 된 것은 '해품달'을 통해서야 가능해졌다. 20대 중반의 앳된 배우에게서 심금을 울리는 눈물과 허를 찌르는 카리스마를 동시에 지켜본 시청자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른바 '훤 앓이'가 전국을 강타했다. 김수현의 귀엽거나 통쾌하거나 혹은 가슴 저미는 매력에 푹 빠진 팬들이 우후죽순 늘어났다.

김수현은 아직 연기 경험이 많지 않은 신예로서는 펼치기 힘든 고도의 연기력과 집중력으로 극을 이끌었다. 아역들과 더불어 '해품달' 신드롬을 이끈 장본인이다

정일우를 떨칠 수가 없다...

정일우는 '해품달'을 통해 가장 많이 성장한 배우다. 후반부로 갈수록 그의 처연한 표정과 몸짓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아리게 만들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연기력이 보는 이들을 즐겁게 했다.

동생 훤에게 가려 날개 한 번 제대로 펴볼 수 없던 처지, 단 하나의 바람이었던 사랑하는 여인마저 마음 놓고 품어볼 수 없던 그다. 슬픔으로 그득한 가슴을 호방한 웃음 뒤에 감추고 살았다. 정일우는 이러한 양명의 미묘한 감정선을 천천히 짚어나갔다. 순정만화에서 갓 튀어나왔을 것만 같은 꽃미남 외모에 복잡 미묘한 감성 연기까지 더해지며 배우로서의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특히 최종회에 선보인 죽음을 맞는 연기는 그의 연기 인생에 한 획을 긋는 명장면이 됐다. 배우 정일우는 '해품달'이 재발견한 옥석 중의 옥석이다